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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쿠스코] 페루의 랜드마크 마추픽추 여행후기 및 팁 (잉카레일/아구아스깔리엔테스/쿠스코파업)

Phill H 2017. 8. 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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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편에 이어..

아구아스깔리엔테스에 무사히 도착 후, 기차  탑승시간까지 약 1시간이 남았다.

배가 고파 근처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하게 햄버거 세트를 먹으면서 여유를 느껴보았다.

더이상의 고통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랐지만,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 거렸다.

뭔 소린가 했는데 알고보니

교사파업 시위대들이 기차길 위에 돌을 얹어 기차가 전면 운행중지라고 했다.


이해를 못했는데 남미여행 단톡방에 아래와 같은 환상적인 사진이 올라왔다.

▲끔찍한 사진이다.


아침 9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오후 4시인데도 아직 못탔다고한다.

직원들이 열심히 돌을 치우고 있다지만 언제 운행이 재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


위 기차들은 원래 오전 9시 30여분에 떠나야 할 기차들인데 오후 4시인 현재까지 출발하지 못한 상태였다.


날도 춥고 바람도 쌩쌩불어 잉카레일 사무실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바닥이 이렇게 편했던적은 드물었던것 같다.

직원에게 물어봐도 자기네들도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남미스럽다.

오후 6시에 촬영한 사진인데 드디어 1대가 출발했다고 한다.

페루레일은 그나마 출발하긴 하는데 내가 타야 할 잉카레일은 깜깜무소식이다.

역시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는 큰 회사의 대처가 빠르다.


또한, 기차시간이 빠른 사람들부터 태웠기때문에 내가 탈 기차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

나중에는 지쳐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5시간째 하염없이 바닥에 앉고 서서 기다리다가, 기차 플랫폼 안쪽에 레스토랑이 있길레 발견하고 들어갔다.

사실 음식은 중요하지 않고 따뜻하며 앉아 있어야 할 곳이 필요했다.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마치 전쟁속의 피난민과 같은 한 장면이다.

진심 피난길에 타고 떠날 기차가 아직 안왔다고 표현하면 정확할 것 같다.


▲갈 곳을 잃은 사람들.jpg

드디어 왔다!

★잉★카★레★일★

4시에 있어야 할 기차가 밤 9시 15분에 도착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예상보다 일찍 기차가 왔는것 같다.

이 기쁨을 감히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마치 부산행에 나오는 좀비영화의 한 장면 같다.

실제로 그랬다.


하필 내가 타야할 기차가 저~~~~ 앞에 있어서 다 뚫고 지나가야했다.

잉카레일 내부

자리를 확인하고, 앉고, 그대로 기절했다.

눈을 떠보니 이미 아구아스깔리엔테스에 도착을 한 상황이고 

시간은 이미 밤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지여행사를 끼고 전체 예약을 했었는데,

정말 쓰레기같은 호스텔에서 약 3시간 잠을 자고

마추픽추 오전타임에 올라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했다.


비니쿤카 이후로는 편한 여행을 하자고 맹세했기 때문에, 미리 준비된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에 올라갔다.

만약 마추픽추에서 일출을 보고 싶다면 새벽 4시에 버스타는곳에서 줄을 서서 타고 올라가야한다.

버스는 오전 6시부터 운행한다.

난 이미 피곤에 굴복해서 일출 따위는 포기하였다.

▲마추픽추 왕복 버스티켓


엄청난 양의 사람들을 기다리고 타야한다.

버스가 매우 자주 오기때문에 생각보다 줄은 금방 빠진다.

버스를 탈 때는 여권/여권사본을 보여줘야한다.

마추픽추까지 약 20~30분이 소요된다.

마추픽추 입장 티켓이다.

마찬가지로 미리 출력해서 가야한다.

마추픽추 입장 게이트의 줄이다.

생각보다는 금방 빠진다.


참고로 마추픽추에 갈 때는 아무리 덥더라도 긴팔/긴바지를 입고가자

그렇지 않으면 샌드플라이라는 멋진놈이 당신을 반길 것이다.


샌드플라이란?

샌드플라이에 대해 알아보자.link

위 구글링크로 가서 구경하면 된다.

내 블로그에 저런 끔찍한건 올릴 수 없다.


요약하면, 베드버그보다 더 끔찍한 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리고 나서 3일 뒤에 미친듯한 가려움과 고통이 당신을 찾아온다.

긁으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한 순간, 이미 당신은 벅벅 긁고 났을 것이다.

흉터 또한 몇 개월은 기본으로 간다.


긴팔/긴바지를 입었더라도 양말과 바지 사이의 발목에 집중적으로 물린 사람들도 매우 많다.

따라서, 당신의 아름다운 피부를 저놈에게 드러내면 안된다.


다행스럽게 샌드플라이는 모기처럼 옷을 뚫고 물지는 못한다.

또한, 바르는 모기기피제를 꼭 사서 바르고 가자. 뿌리는것보다 효과가 좋다.



마추픽추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다.

들어가기전에 유료화장실을 이용하고 들어가도록 하자.

설마 트래킹이 또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남미여행 = 트래킹 = 등산이다.

편한 남미여행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신나게 또 올라가야한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면 교과서에서 보던 마추픽추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사진으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었다.

아무리 담아내고자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자연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나 조차 마추픽추의 절경에 감탄했다.

쿠스코~성스러운계곡~마추픽추에 오기까지 겪어왔던 모든 고통과 피로가 다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이 날 기다리고 있었지만..

마추픽추를 계속 걷다보면 와이나픽추로 가는 통로가 나온다.

여기는 하루에 2팀 / 각각 200명씩만 입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입장권이 3~4개월 후까지 매진되는게 부지기수다.

간혹, 취소표가 나와서 운 좋게 갈 수 있지만 불가능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제 길을 따라서 출구로 나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오전 7시 30분쯤 마추픽추에 입장해서 사진도 찍고 느긋하게 돌아다니니 2시간이 소요됐다.

버스를 타고 내려와 기차역에 도착하니 9시 50분쯤이였다.

직원에게 오늘은 기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하냐니 그렇다는 답변이 와서 안심을 했다.

남미 사람들 말을 믿고 안심한 내가 잘못한 것이였다. 더 신나는 모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일단 무조건 오케이/문제없다라고 말한 다음, 문제가 발생하면 배째라고 한다. 참고하자


원래 타고 가야할 기차는 오후 2시 30분쯤이였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10시 30분 출발 기차로 변경하였다.

창구에 물어보고 바꾸면 된다. 

기존 표보다 가격이 더 싸면 그냥 바꿔주고, 더 비싸면 차액을 내면 된다.


▲아구아스깔리엔테스 기차역 대합실(마추픽추역)



이제 쿠스코로 돌아가 맥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기쁜 생각을 가지고 기차에 탑승했다.

멋진 마추픽추를 보고 아무 문제 없이 쿠스코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다.


큰 꿈을 품고 잠깐 잠을 잤는데 기차가 아직도 멈춰있었다.

약 1시간 20분의 딜레이가 있고나서 11시 50분에 드디어 기차가 출발했다.


가다가 12시 30분쯤에 기차가 멈췄다.

뭔가 싸늘했다.

기차가 계속 가다 멈추다 가다 멈추다해서 더 불안했었는데 이번에는 큰놈이 다가온것 같다.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랐지만... 시위대가 기차길을 또 막아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갈 수 없다고 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오얀따이땀보까지 태워준다고 했다.


기차에서 내렸다.

옆에 페루레일도 멈춰있었고,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다!

1박 2일 성스러운계곡~마추픽추 여행에 이런 부가적인 모험이 있을줄을 상상도 못했다.

지도를 보니 Gare Ollantaytambo라는 역에 우리를 내려줬다.


이 곳에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30분 정도를 기다리다보니 미니 밴(15인승)이 몇 대씩 왔다.

밴이 도착하니 잉카레일 직원이 낀쎄(15명!) 외쳤다.

후다닥 올라가서 타고 오얀따이땀보로 향했다.

첫 번째 차량에 탑승해서 너무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

..

...

....?


????????

오얀따이땀보로 향하는 길마다 수 많은 ★돌★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열심히 내려서 돌을 치웠다.

돌을 한쪽으로 몰아서 치우고 출발하고


또 얼마안가 길 위에 올려져있는 돌을 치우고

또 출발하고


또 돌을 치우고

출발하고를 6번 반복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뒷 차를 타고 왔던 사람들은 돌이 다 치워져있어서 문제없이 왔다고 한다.

다 우리가 치운거다.

첫 번째가 항상 좋은건 아니였다.


나중에 들으니 페루인들은 자신들이 길을 막고 점령하는것을 당당하게 생각한단다.

이유는 자기들이 자기네들 땅에서 잘 살고 있었는데 외부인이 와서 갑자기 정부를 세워버리고 통제를 했다.

'내가 조상들이 물려준 내땅 위에 돌을 올려놓고 막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가?' 라는 마인드로 길을 막기 때문에

현지 경찰들도 제재를 못한다고 한다.


거의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려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하였고,

기존에 성스러운계곡 택시투어를 했던 능력있는 멋진 기사를 만나

또 산을 열심히 타고 길을 개척하면서 쿠스코에 밤 7시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얀따이땀보-쿠스코는 못해도 2시간이면 도착하는데,

5시간밖에 안걸리고 무사히 도착하였다.


다녀와서 생각해보면 돈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멋진 여행을 하고 왔던것 같지만,

다시하라면 절대 죽어도 하지 않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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